월급통장에서 대출이자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. 대출금리가 올랐을 때 '내가 받는 금리는 언제 내려갈까' 하면서 그냥 지나친 사람 많을 것 같다. 다만 금융회사가 자동으로 금리를 깎아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. 이번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대부분 모르는 '금리인하요구권'을 제대로 정리해서 소개하겠다.
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금융회사에 '우리 금리 좀 깎아달라'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. 법적으로 인정된 권리라서 금융회사는 요청을 검토하고 거절할 수 없다. 물론 금리를 깎아주느냐는 금융회사 판단이지만, 최소한 검토는 해야 한다는 뜻이다.
대출금리가 인하 추세일 때 많은 사람이 '금융회사가 자동으로 금리를 내려줄 거겠지' 하고 기다린다. 그런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깎아줄 이유가 없다. 이자 수익이 줄어드니까. 결국 개인이 직접 요청해야 금리가 내려간다. 몇 해 전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였다. '금리가 올랐으니 자동으로 올라가겠지' 했던 사람도 많지만, 일부 금융회사는 기준금리는 올려도 대출금리는 안 올린 곳도 있었다.
금리인하요구권은 기준금리가 내려갔을 때, 또는 같은 상품이라도 신규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내 금리보다 낮을 때 요청할 수 있다. 예를 들어 작년에 대출받을 때 연 5.5%였는데 지금 새로 받는 대출이 4.8%라면, 내 금리도 깎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뜻이다.
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기간이 가장 많이 요청된다. 다만 금리인하 국면에서도 미리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.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러 차용인의 요청이 몰려올 때보다, 미리 몇 건씩 처리하는 게 낫기도 하다. 심사 순서도 앞당길 수 있다.
금리인하를 요청하기 전에 먼저 본인의 신용상태를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. 신용점수가 대출 후 떨어졌다면 금리인하 요청이 거절될 가능성도 높다.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떨어진 고객에게 금리를 깎아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.
다음으로 현재 내 대출 금리가 시장 평균과 비교해서 높은지 확인해보자. 같은 은행, 같은 대출 상품이라도 고객별로 금리가 다를 수 있다. 신용점수, 소득, 거래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. 인터넷에서 '현재 전세자금대출 최저금리' 같은 식으로 검색해보면 각 금융회사의 평균 금리를 볼 수 있다. 내 금리가 평균보다 높다면 요청할 가치가 있다.
대출받은 지 너무 오래된 상품이면 요청해도 깎아주기 어려울 수 있다. 금리인하요구권은 법으로 정한 권리이지만,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과의 경쟁 상황에서 기존 고객의 금리를 깎는 것 정도는 검토해줄 수 있다는 범위다. 따라서 대출받은 지 얼마 안 된 상품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이다.
대부분의 금융회사는 고객센터 전화로 간단하게 요청할 수 있다. '금리인하를 요청하고 싶다'고 하면 고객 정보를 확인하고 신용도 심사를 진행한다. 은행이나 캐피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, 보통 1주일에서 2주일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.
전화 외에도 모바일앱이나 홈페이지 내 고객센터 게시판을 통해 요청할 수 있다.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면 이 방법이 낫다. 대출 계약 당시 쓴 계좌번호, 대출금액, 현재 연체 여부 등을 함께 적어서 제출하면 처리가 빠르다.
한 가지 주의할 점은 같은 금융회사에 여러 건의 대출이 있을 때는 한 번에 모두 요청하는 게 낫다는 것. 고객 입장에서도 번거롭지만, 금융회사도 신용도 심사를 한 번에 하기 때문에 따로따로 요청하는 것보다 승인 가능성이 높다.
✗ 금리인하 요청 후 거절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다시는 요청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실수. 기준금리가 또 내려갔거나, 같은 상품의 신규 금리가 또 내려갔다면 충분히 다시 요청할 수 있다. 약 1년에 한 두 번 정도 기회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.
✓ 금리인하 신청 중에 신용카드 연체나 다른 대출 연체가 생기면 신청이 취소될 수 있다. 신청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대출금 상환을 잘 챙기자.
✓ 금리인하가 승인되면 대출 계약 일부가 변경된다. 변경된 약정서를 꼭 확인해야 한다. 금리가 몇 % 내려갔는지, 상환 방식이 바뀌지 않았는지 한 번은 확인하자.
대출금액 5000만 원, 금리 5%에서 4.5%로 깎아지는 경우를 보자. 남은 상환 기간이 10년이라면, 이자로 내는 돈이 연간 약 25만 원 정도 줄어든다. 매달 2만 원 정도다. 연 5%에서 4%로 깎이면 연간 50만 원, 매달 4만 원대가 줄어든다.
금액이 크다면 더 효과가 크다. 대출금액 1억 원이고 같은 조건이라면 절약액이 2배가 된다. 이자라고 무심코 내보낸 돈이지만, 사실 요청 한 번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금리인하요구권이다.
금리인하요구권은 법으로 정한 권리인데 많은 사람이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번거롭다고 미룬다. 하지만 전화 한 통화면 되는 일이고, 거절당해도 손해 볼 것은 없다.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, 또는 신규 금리가 내 금리보다 낮을 때마다 한 번씩이라도 시도해보자. 작은 이자 절약이 모여서 매년 수십만 원, 수백만 원의 차이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. 다만 금융회사마다 정책이 다를 수 있으니 최신 기준은 해당 금융회사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해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.
※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, 실제 신청/적용 전 반드시 해당 기관 공식 채널에서 최신 조건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